여의도 공원에는 200 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수목이 자라고 있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우리 토종 수목과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들도 많이 있어서 좋은 식물 학습장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름표가 붙어 있는 나무가 많지 않다. 또한 몇 몇은 이름이 잘못 표기되어 있다. 해당 이름표의 주인은 사라지고 다른 식물이 자리를 차지한 경우도 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서 정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잘못 표기된 몇 몇 이름표들을 적어 본다.
외성정향나무 (측백나무과) => 왜성정향나무 (물푸레나무과)
한화손보 건물에서 길건너 광장으로 들어서면 오른쪽 뚝방에 "외성정향나무" 라는 이름표가 있다. 미스킴라일락으로 알려진 키작은 라일락인 왜성정향나무를 잘못 표기한 듯하다. 작게 만든 정향나무라는 뜻이다.
더 큰 오류는 "측백나무과" 라고 적혀 있는 것이다. 끝 세 글자가 "향나무"여서 "측백나무과" 로 적은 것 같다. 왜성정향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이다.
섬개야광 => 산옥매
공원내 이마트24 아래쪽 등나무 덩굴이 있다. 그 왼쪽에 "섬개야광" 이라는 이름표가 있다. 그 팻말 바로 옆에는 산옥매가 자라고 있다. 원래 "섬개야광"이 있었는데 죽고 산옥매가 자리를 차지한 것인지, 산옥매의 이름표를 잘못 붙여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 자리에 섬개야광은 없다.
아그배나무 => 배나무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의 달"이 들어 선 자리 바로 옆에 큰 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름표에는 "아그배나무"라고 적혀 있다. 배가 주렁 주렁 열려 있으니 아그배 나무는 아닐 것이다. 아그배나무는 서울교 쪽 "자연생태의숲" 속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한 그루 숨어 있다.
갈참나무 => 신갈나무
여의도공원 서울교 쪽에 있는 "자연생태의 숲"에는 참나무들이 다양하게 자라고 있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낙엽성 참나무 6종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에서 참나무들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이렇게 6종을 모두 비교해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참나무 6종은 참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 여기는 모두 모여 있으니 서로 비교해 보기 좋은 장소이다.
신갈나무와 갈참나무는 잎에 잎자루가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뚜렷한 차이이다. 아래 사진의 참나무는 잎자루가 없는 신갈나무이다. 이름표에는 갈참나무로 되어 있다.
말채나무 => 흰말채나무
잔디마당연못 옆에 "말채나무" 이름표가 있다. 말채나무, 흰말채나무, 노랑말채나무 등은 모두 층층나무과의 사촌들이다.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는 줄기 색깔이 각 각 붉은 색, 노란 색인 관목이다. 말채나무는 층층나무와 같이 큰 키의 교목이다. 아래 사진은 교목인 말채나무가 아니고 붉은 색 줄기의 관목인 흰말채나무이다. 흰말채나무는 열매가 흰색이어서 흰말채나무이고, 노랑말채나무는 줄기가 노란 색이어서 노랑말채나무이다. 작명에 일관성이 없다.
앵도나무 => 이스라지
잔디마당연못 아래 향등골나물이 무리지어 자라는 화단이 있다. 그 옆에 "앵도나무" 이름표가 있다. 열매가 열리기 전까지는 수형이 앵도나무와 흡사하여 인지하기 어려우나 열매가 열리면 앵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앵도 열매는 열매자루가 거의 없이 줄기에 바짝 붙어 있다. 아래 사진에는 열매 자루가 길게 달려 있다. 같은 벚나무 속인 이스라지 이다.
윤노리나무 => 붉은아로니아
이마트24 아래 홍괴불나무, 설구화, 까마귀밥나무, 이탈리아목형, 섬개야광(실제는 산옥매) 등 신기한 나무들이 몰려 있는 화단이 있다. 여기에 "윤노리나무"라는 이름표도 있는데 근처 가장 유사한 나무는 붉은아로니아나무이다. 열매나 꽃형태, 수형 등이 윤노리나무와 많이 닮았으나 어디에 물어봐도 아로니아 라는 답변이다. 붉은아로니아 라고 확신한다.
아로니아 열매는 검정색으로 대부분 알고 있으나 붉은색이 원종이다. 잡종인 자주색도 있다. 세 가지 모두 각 각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
자귀나무 => 벚나무
자연생태교실 건물 쪽에서 자연생태의숲으로 들어 가는 길 옆에 자귀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옆 벚나무에 자귀나무 이름표가 걸려 있다. 자귀나무와 벚나무를 헷갈릴리는 없다. 이것은 누군가 장난삼아 옆에 떨어져 있는 자귀나무 이름표를 벚나무에 걸어 놓은게 아닌가 싶다.